“게으름이 ‘최고의 약’…지루해야 뇌가 회복된다” [건강한겨레]
페이지 정보

본문
아무것도 안하는 의도적 게으름을 통해 치유를 얻고자 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건강한겨레생활·건강
“게으름이 ‘최고의 약’…지루해야 뇌가 회복된다” [건강한겨레]
‘의도적 게으름’ 새로운 치유법 떠올라
스마트폰·책·음악 등 모든 자극을 배제
경쟁으로 쉬지 못하는 뇌에 ‘치유 효과’
‘그대, 아무 것도 하지 말아라. 그러면 치유를 얻으리라.’
최근 ‘아무 것도 하지 않기’가 새로운 치유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의도적인 게으름’, ‘지루함의 수용’, ‘완전한 무위(無爲)’를 통해 역설적이게도 ‘끊임없는 자극’과 ‘번아웃으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회복’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의도적 게으름’은 침대에서 장시간 보내는 ‘베드로팅(bedrotting)’을 한 단계 발전시킨 개념으로, ‘의도적 비생산성’과 죄책감 없는 휴식을 핵심으로 한다. 수동적인 스마트폰 스크롤이나 무의미한 오락과 달리, ‘의도적 게으름’은 의도를 가지고 계획적으로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에서 확산되고 있는 ‘로-도깅 지루함(Rawdogging Boredom)’이다. ‘로-도깅은 장거리 비행기 안에서 모든 오락 및 즐길 거리를 포기 하는 데서 출발했다. 긴 시간 비행을 하면서 휴대폰, 영화, 음악, 책 등 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그저 앞에 있는 좌석 등받이나 비행기 지도를 쳐다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이런 로-도깅이 일상생활로 확대돼, 젊은 세대들이 일상에서 휴대폰, 음악, 책 등 모든 형태의 자극을 배제하고 완전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독일어권에서도 지난 8월, ‘랑게바일레(Langeweile, 지루함)’가 새로운 셀프케어 트렌드로 소개됐다. 독일 매체 ‘캠퍼스 A’는 지난 8월 “바쁜 일정과 완료된 일들의 목록이 자신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트로피로 여겨지는 시대 속에서, ‘지루함’이 새로운 생활방식 트렌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에서도 지루함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2025년 2월, 전문가들이 “지루함이 우리를 성찰과 창의성으로 초대한다”며 “디지털 과부하 속에서 지루함은 뇌가 휴식을 취하고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트렌드 예측 기업 ‘워스 글로벌 스타일 네트워크’(WGSN)는 이미 올해 초 2025년 최고의 미용·건강 트렌드로 ‘치료적 게으름(Therapeutic Laziness)’을 선정한 바 있다. 이는 로-도깅 같은 형태의 게으름이 치유 효과가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생산성 중심의 현대 사회에 대한 반작용으로 읽힌다. 끊임없이 생산적이어야 한다는 압박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자, 사람들은 휴식을 자기 관리의 한 형태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전문가들도 이에 따라 만성 스트레스에 맞서기 위해 수면, 휴식, 그리고 여유 시간을 우선시하도록 장려하고 있는 것이다.
로-도깅과 같은 형태는 스마트폰이 생활이 돼버린 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핵심은 스마트폰이 젊은이들을 ‘게으름을 모르는 세대’로 만들어버렸다는 데 있다. ‘캠퍼스 A’는 “2007년 아이폰이 탄생한 뒤 태어난 젊은이들은 지루함을 느끼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지루한 듯 보이면 부모들은 아이들을 달래기 위해 유튜브 영상을 틀어준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콘텐츠는 아이들에게 부담이 되고, 지루함을 못느낄 만큼 뇌가 혹사당하면서 아이들은 창의적 사고가 약화된다.”
이런 ‘게으를 수 없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게으를 수 없는 젊은 세대’에게 게으름은 치유책이다. 뉴욕의 심리학자 스테이시 로젠펠트 박사는 “지루함을 견디는 법을 배우는 것은 중요한 기술”이라며 “지루함은 공허가 아니라 발전의 기회”라고 설명했다.
핵심은 ‘지루함’이 사람들의 뇌가 ‘기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로 돌아가게 하고, 기본 모드로 돌아간 두뇌는 비로서 치유적 상태가 되며 창의력을 되찾는다는 것이다. 이미 2013년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팀이 지루함이 뇌를 특히 창의적으로 만든다는 것을 입증한 바 있다. 연구팀은 우선 지루한 과제를 수행하게 한 그룹이 창의적 과제에서도 40%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는 결과를 선보였다.
인도 의료기관 파라스 헬스의 정신과 상담의인 아닐 쿠마르 박사는 “치료적 게으름이 신경계에 끊임없는 자극으로부터 꼭 필요한 휴식을 제공함으로써 번아웃과 만성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루함을 받아들이는 것이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조절하고, 수면의 질을 개선하며, 에너지 수준을 회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균형 잡힌 접근’을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치료적 게으름이 명상이나 운동을 대체해서는 안 되며, 이들과 함께 병행될 때 최적의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보장할 수 있다고 권고한다. 치료적 게으름은 영구적인 습관이 아닌 일시적인 자기 관리 도구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건강한겨레생활·건강
“게으름이 ‘최고의 약’…지루해야 뇌가 회복된다” [건강한겨레]
‘의도적 게으름’ 새로운 치유법 떠올라
스마트폰·책·음악 등 모든 자극을 배제
경쟁으로 쉬지 못하는 뇌에 ‘치유 효과’
‘그대, 아무 것도 하지 말아라. 그러면 치유를 얻으리라.’
최근 ‘아무 것도 하지 않기’가 새로운 치유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의도적인 게으름’, ‘지루함의 수용’, ‘완전한 무위(無爲)’를 통해 역설적이게도 ‘끊임없는 자극’과 ‘번아웃으로부터 벗어나 진정한 회복’을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의도적 게으름’은 침대에서 장시간 보내는 ‘베드로팅(bedrotting)’을 한 단계 발전시킨 개념으로, ‘의도적 비생산성’과 죄책감 없는 휴식을 핵심으로 한다. 수동적인 스마트폰 스크롤이나 무의미한 오락과 달리, ‘의도적 게으름’은 의도를 가지고 계획적으로 휴식을 취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에서 확산되고 있는 ‘로-도깅 지루함(Rawdogging Boredom)’이다. ‘로-도깅은 장거리 비행기 안에서 모든 오락 및 즐길 거리를 포기 하는 데서 출발했다. 긴 시간 비행을 하면서 휴대폰, 영화, 음악, 책 등 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그저 앞에 있는 좌석 등받이나 비행기 지도를 쳐다보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이런 로-도깅이 일상생활로 확대돼, 젊은 세대들이 일상에서 휴대폰, 음악, 책 등 모든 형태의 자극을 배제하고 완전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독일어권에서도 지난 8월, ‘랑게바일레(Langeweile, 지루함)’가 새로운 셀프케어 트렌드로 소개됐다. 독일 매체 ‘캠퍼스 A’는 지난 8월 “바쁜 일정과 완료된 일들의 목록이 자신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트로피로 여겨지는 시대 속에서, ‘지루함’이 새로운 생활방식 트렌드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에서도 지루함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다. 2025년 2월, 전문가들이 “지루함이 우리를 성찰과 창의성으로 초대한다”며 “디지털 과부하 속에서 지루함은 뇌가 휴식을 취하고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트렌드 예측 기업 ‘워스 글로벌 스타일 네트워크’(WGSN)는 이미 올해 초 2025년 최고의 미용·건강 트렌드로 ‘치료적 게으름(Therapeutic Laziness)’을 선정한 바 있다. 이는 로-도깅 같은 형태의 게으름이 치유 효과가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생산성 중심의 현대 사회에 대한 반작용으로 읽힌다. 끊임없이 생산적이어야 한다는 압박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자, 사람들은 휴식을 자기 관리의 한 형태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전문가들도 이에 따라 만성 스트레스에 맞서기 위해 수면, 휴식, 그리고 여유 시간을 우선시하도록 장려하고 있는 것이다.
로-도깅과 같은 형태는 스마트폰이 생활이 돼버린 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핵심은 스마트폰이 젊은이들을 ‘게으름을 모르는 세대’로 만들어버렸다는 데 있다. ‘캠퍼스 A’는 “2007년 아이폰이 탄생한 뒤 태어난 젊은이들은 지루함을 느끼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지루한 듯 보이면 부모들은 아이들을 달래기 위해 유튜브 영상을 틀어준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콘텐츠는 아이들에게 부담이 되고, 지루함을 못느낄 만큼 뇌가 혹사당하면서 아이들은 창의적 사고가 약화된다.”
이런 ‘게으를 수 없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게으를 수 없는 젊은 세대’에게 게으름은 치유책이다. 뉴욕의 심리학자 스테이시 로젠펠트 박사는 “지루함을 견디는 법을 배우는 것은 중요한 기술”이라며 “지루함은 공허가 아니라 발전의 기회”라고 설명했다.
핵심은 ‘지루함’이 사람들의 뇌가 ‘기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로 돌아가게 하고, 기본 모드로 돌아간 두뇌는 비로서 치유적 상태가 되며 창의력을 되찾는다는 것이다. 이미 2013년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팀이 지루함이 뇌를 특히 창의적으로 만든다는 것을 입증한 바 있다. 연구팀은 우선 지루한 과제를 수행하게 한 그룹이 창의적 과제에서도 40%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는 결과를 선보였다.
인도 의료기관 파라스 헬스의 정신과 상담의인 아닐 쿠마르 박사는 “치료적 게으름이 신경계에 끊임없는 자극으로부터 꼭 필요한 휴식을 제공함으로써 번아웃과 만성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루함을 받아들이는 것이 코르티솔 같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조절하고, 수면의 질을 개선하며, 에너지 수준을 회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균형 잡힌 접근’을 강조한다. 전문가들은 치료적 게으름이 명상이나 운동을 대체해서는 안 되며, 이들과 함께 병행될 때 최적의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보장할 수 있다고 권고한다. 치료적 게으름은 영구적인 습관이 아닌 일시적인 자기 관리 도구로 사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다음글끝없이 이어지는 수퍼컴 서버… 머스크가 공개한 테슬라 AI 기지 24.08.28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