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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칼럼]누가 중국을 알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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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257회 작성일 21-02-1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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랴오닝성 다롄의 한 공장에 다니던 샤오빈의 운명이 갈린 것은 1989년 베이징 출장이었다. 그는 중국 당국이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대학생과 시민들을 탱크로 진압한 6월4일 베이징에 있었다. 그리고 다음날 거리에서 만난 ABC 방송국 기자에게 “무고한 2만명의 시민이 죽임을 당했다”고 말하면서 분노했다. 샤오빈이 외신 매체와 인터뷰한 결과는 참혹했다.

중국 관영 CCTV는 샤오빈의 ABC 인터뷰 장면을 보도하면서 ‘유언비어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보도는 흡사 범죄자 현상수배 같았다. 샤오빈은 동료 2명의 신고로 다롄에서 체포됐고, TV에서 공개적으로 잘못을 인정해야 했다. 체포 한 달 만에 징역 10년형이 확정됐다. 죄목은 ‘반혁명선전선동죄’였다. 톈안먼 민주화 운동의 학생지도자 왕단도 이보다 훨씬 적은 4년형을 선고받았고, 그나마도 형기를 마치기 전에 출소됐다. 샤오빈의 감옥생활은 처참했다. 치아가 9개가 빠졌고, 심장질환까지 앓았다. 7년 만에 병 보석으로 풀려났다. 석방된 뒤에도 24시간 공안당국의 감시를 받았고, 출국도 금지됐다. 그는 다시는 외신 기자들과 만나지 못했다.

중국에서 외국 저널리스트에 대한 호감은 홍군의 대장정을 취재한 <중국의 붉은 별> 애드거 스노를 정점으로 급전직하했다. 마오쩌둥은 자신을 위대한 영웅으로 해석해 준 스노를 전적으로 신뢰했다. 미국에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을 때마다 그와 인터뷰했다.

90년이 지나 중국은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초강국으로 발전했다. 1930년대 옌안에 고립됐던 중국 공산당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 중국은 개혁·개방을 외치면서도 유독 외국 기자들은 여전히 경계한다. 중국 당국에 외신기자들은 딴지나 거는 귀찮은 존재이며, 중국인들에게는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무서운 존재라는 인식이 있는 듯하다. 중국을 이해할 수 있는 공식 창구인 기자회견도 마찬가지다.

지난 5년간 베이징특파원으로 근무하면서 숱하게 많은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양쯔강 위 배에서, 둔황 명사산 모래 위에서, 티베트 포탈라궁에서 기자회견을 했고, 코로나19 때는 우한과 연결한 이원 화상 회견에도 참석했다. 중국의 대부분 기자회견은 사전에 질문을 제출하도록 요구한다. “더 충실한 대답을 하기 위해서”라고 이유를 설명하지만, 실제 대답은 대부분 애매모호했다. 대신 ‘당신은 중국을 잘 모른다’라는 식의 답변을 가장 많이 들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캐나다 방문 당시 캐나다 기자가 인권 탄압 문제를 묻자 “중국을 알고 있냐? 중국에 가봤냐? 중국의 인권상황에 대해 잘 이해하는 것은 중국인이지 네가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인권 문제에 대한 질문에 “당신은 발언권이 없다”고 답한 것이다. 건전한 비판도 수용치 못하고, 정보와 접촉을 차단하고 숨긴다면 어떻게 중국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중국은 여전히 애드거 스노를 그리워하고 있다. 화춘잉 대변인은 올해 첫 외교부 브리핑에서 “애드가 스노는 1930~1940년대 국민당 정부가 옌안을 봉쇄하고 중국 공산당을 ‘악마화’한 상황에서 객관적 기사를 썼다”고 평가하면서 “외국 기자 친구들이 중국 공산당의 국정 운영을 사실적으로 기록하기 바란다”고 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102100300015&code=990100#csidx72a5345393758489fc731ed53ecc5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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